작품소개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제국의 유일한 대공이 찾아와 후원을 제안했다.
“네가 아이린이냐?”
“그런데요….”
그리고 그를 만난 순간,
“내 이름은 패비안 크리덴스다. 크리덴스 대공이라 부르거라.”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곳은 전생에 읽었던 19금 피폐물 소설이고,
나는 흑막의 사이코 아빠에게 후원받는 엑스트라였다는 사실을!
원작대로라면 대공에게 잔혹한 교육을 받은 칼라일은 흑막으로 자라 파멸하게 되고,
나는 칼라일의 소년기에 경쟁심을 자극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다 일찍이 죽임을 당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흑막이 완전히 성장하지 못한 어린 시절.
까짓, 내가 해보자.
우리 흑막이 달라졌어요- 한 번 찍어보지 뭐!
*****
“네가 가진 게 아버지뿐이라고? 그딴 헛소리를 다시는 못 하게 만들어 주겠어.”
칼라일의 미끈한 눈썹 아래로 서슬 퍼런 그늘이 졌다.
“누구든 내 앞에서 그런 말을 했다간…”
“오라버니!”
나는 팔뚝에 소름이 오소소 솟아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제발 그런 표정 좀 짓지 마. 무섭단 말이야.
내가 제법 단호하게 노려보자, 차츰 칼라일의 턱 근육에 힘이 빠지고, 길고 풍성한 속눈썹이 아래로 내리깔렸다.
“네게는 내가 있단 말이야, 아이린. 아버지가 아니라….”
거의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였다.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나를 빤히 보고 있던 칼라일과 눈이 마주쳤다.
“나를 피하지 마, 아이린.”
언뜻 차분하게 가라앉은 황금빛 눈동자 뒤에 무언가 위험한 기운이 어른거리는 듯했다.
칼라일의 손에 차츰 힘이 들어갔다.
올가미처럼, 길쭉한 열 손가락이 나를 단단히 감싸 잡았다.
“다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풀어주지 않을 것처럼.
절대, 절대 나를 손에서 놓지 않을 것처럼.
#흑막남주 #집착남주 #가족물근데이제로맨스를곁들인 #금쪽같은우리흑막 #오빠였는데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