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아침에 눈을 떴는데…… 낯선 남자가 옆에 있었어요.”
“낯선 남자?”
“임신한 건 나중에 알았어요.”
“그러니까 어떤 놈과 하룻밤을 보냈는데, 훈이가 그놈 아이다?”
“네.”
“핫, 이런 기막힌 스토리를 듣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내게 온 생명을…….”
“시기가 참 애매하네. 나하고도 엄청 뜨거웠는데 그놈 아이인 건 어떻게 확신해? 또 만났다는 뜻인가?”
거짓말.
은채는 거짓말 일색으로 더할 수 없이 행복했던 그와의 시간을 짓밟고 능멸했다.
거기다 고은채를 죽이고 조은주로 살아가고 있었다.
왜! 왜? 왜!
널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화가 나는 상황에서도 촘촘한 속살이 빠듯하게 조여 오는 느낌은 황홀 그 자체였다.
벌겋게 변한 은채의 엉덩이를 보면서도 절제가 되지 않았다. 주저앉으려는 몸을 단단히 잡고 폭주하듯 내달렸다.
난 내 손에 들어온 건 절대 안 놓쳐. 한 번 잃을 뻔했던 거라면 더더욱.
무슨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는지 이제 은채에게 물어보지 않을 생각이다. 그가 알아내면 되니까.
조은주를 고은채로, 조훈을 강훈으로 반드시 돌려놓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