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본 작품은 동일한 작품명으로 15세이용가와 19세이용가로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른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니, 연령가를 선택 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양팔을 구속하고 있는 사슬.
심장을 쥐어 짜내는 듯한 갈증과 통증에
작게 숨을 헐떡이던 그때.
"산 제물이라."
찬란한 여명을 닮은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신이 빚어 낸 것 같은 얼굴과 목소리를 지닌 남자가 다가와 말했다.
"명백히 제국법 위반이군."
그녀를 집어삼킬 것 같았던 적월(赤月)의 눈동자.
일그러진 달빛.
그 시선이, 마치 상흔처럼 그녀에게 새겨졌다.
결코,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그런데, 그 남자를 만난 후부터 자꾸만 꿈속에 누군가가 나타난다.
이상하게 애틋하고 또 그리운 사람이.
* * *
환상처럼 빛을 흩뿌리며 날아온 푸른빛의 나비 한 마리가 머나먼 기억 속의 이야기를 속삭였다.
‘그거 압니까, 렌. 세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자를 영웅이라고 부른다고 하더군요.’
익숙하듯 낯선, 밤바다를 닮은 목소리.
‘그런데 이 미천한 세계를 위해 당신을 희생하느니, 차라리 세계를 희생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슬픔이 가득찬 눈으로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입을 맞추던 사람.
태양처럼 빛이 나서, 제 모든 것을 내어 주게 만든 사람.
한여름 밤의 꿈처럼 덧없이 아름다웠던…….
짙고 뜨겁고, 또 반짝이던 순간이 생생하게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