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각성자가 되었다. 근데 직업이 행운 토템이라 내 주변에 있으면 강화가 잘 된단다. 이 능력으로는 던전 공략도 할 수 없고, 돈이나 벌자 싶어 헌터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강화 성공 확률 5% 올려 드립니다. (보수 선제시)]
그리고, 랭커들이 돈다발을 들고 찾아오는 강화 맛집이 되었다.
별다른 능력도 없이 던전에서 죽고 싶진 않아 강화나 도우며 조용히 살려고 했는데, 내 레벨이 오르면 행운 수치도 같이 오르는 걸 눈치챈 랭커들이 멱살 잡고 끌고 간다.
던전 공략 서바이벌이었던 랭커들의 게임 장르가 프린세스 메이커로 변해 버렸다.
“리온 씨. 경험치 몇 퍼센트?”
“37.3 퍼센트요.”
“리온 씨. 이제 몇 퍼?”
“……잠시만요, 딱 50 퍼센트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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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온 씨-”
“72.5 퍼센트예요.”
“꽤 빠르군.”
“그쵸! 그럼 오늘은 이 던전까지만-.”
“아니, 이 던전 말고도 두 개 더 준비해 뒀어. 오늘은 딱 3레벨만 더 올리고 보내 주지. 너무 오래 돌면 초보자인 리온 씨는 힘들 테니.”
‘저기 곧 해 뜨겠는데요…? 아까부터 오들오들 떨고 있는 고블린은 안 보이시나 봐요.’
기세등등하게 달려오던 고블린들은 어느 순간부터 나를 애처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던전에 밤만 되면 경험치에 미친 랭커가 나온다는 소문이 난 듯하다. 할 말은 많았지만 하지 않았다.
오빠 살려 줘.
피 대신 만년설 정수가 흐를 거라는 소문만큼, 자비 없는 랭킹 1위는 내 경험치 집착광공이 되었다.
50레벨만 찍으면 당분간 고생은 끝이라는 말에 죽어라 던전만 돌았다. 그리고 나는 “당분간”이라는 말의 의미를 몰랐다.
몇 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던전을 돌아 49레벨 99.9%가 되자, 시스템이 나타났다.
[2차 전직 퀘스트]
[목표 : 나뭇가지를 던져 하얀 여우 10마리를 잡아 보자!]
[보상 : <특수 직업:행운 토템 Ⅱ>로 전직 가능
+) <특수 직업:행운 토템 Ⅱ>로 전직 시 <원하는 옵션이 안 나온 건 네가 아직 돈을 덜 썼기 때문이야(액티브 스킬)>를 획득한다.
+) <원하는 옵션이 안 나온 건 네가 아직 돈을 덜 썼기 때문이야(액티브 스킬) Lv. 1> : 스킬 사용 시 대상자의 행운을 증가시켜 원하는 부가 옵션이 나올 확률을 소폭 높여준다. (스킬 시전자의 레벨이 높을수록 스킬 효과가 증가한다.)]
주위 랭커들이 반짝이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불안감이 퍼뜩 머릿속을 스쳤다.
‘들키면 X 된다.’
돈이고 뭐고, 2차 전직을 하는 순간 내 워라밸과는 영원히 안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