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왜 날 돕는 거지?"
"네가 날 죽여줬으면 해서."
원작 여주의 친구 역할로 빙의한 벨로나는 현재 회귀만 21번 반복하는 중이었다.
무한히 반복되는 삶은 벨로나를 지치게 하기 충분했다.
그래서 그녀는 단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일을 시도하기로 했다.
반복되는 회귀 동안 자신을 몇 번이나 죽였으며, 이미 반쯤 미쳐 있는 원작 최대 악역, 데미닉을 돕기로.
"난 네가 끝까지 멀쩡하게 살아남았으면 좋겠어."
어쩌면 네가 온전히 승리하는 미래야말로 내겐 영원한 안식일지도 모르니.
***
하지만 벨로나는, 그녀의 구원이 이렇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줄은 몰랐다.
"나를 사랑하지 마, 데미닉. 나는 네 사랑을 되돌려줄 수 없어."
"그럼 다음 생에도, 그 다음 생에도 너를 항상 사랑할게. 절대 너를 잊지 않을게."
데미닉은 회귀하게 되면 모든 기억을 잃는다. 지금까지 그랬듯 몇 번이고.
벨로나는 그런 그와 사랑에 빠졌다가 또다시 되돌아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데미닉과 다시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
"너와 함께하는 이 삶이 가장 찬란한 마지막 삶이었으면 좋겠어, 벨로나."
"바보야, 넌 네가 하는 말의 무게를 몰라."
그럼에도 이 지옥같은 회귀의 늪에 함께 뛰어들겠다는 절절한 고백은 벨로나가 그 어느 때보다 삶에 미련을 갖게 만들었다.
"내가, 꼭 그렇게 되게 만들 거야."
오롯이 자신만을 눈에 담는 데미닉을 바라보며 벨로나는 자신도 이미 그와 사랑에 빠졌음을 인정해야만 했다.
…이 길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