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엘레 카블리안코는 영원을 다짐한 영혼의 동반자가 있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피와 살, 두 눈과 심장, 가진 것 최후의 마지막 한 조각까지도 갖다 바칠 수 있다며, 멀쩡한 배를 죽 째어 속 꺼내는 시늉을 하며 깔깔 웃던 시엘레였다. 약속된 부와 명예가 한순간에 사라진대도. 당장이라도 머리통에 장전된 총이 들이 밀어진대도. 전쟁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결국 미쳐버린대도. 따스한 미소와 손길로 시엘레를 오롯이 껴안아 도닥이며 키스할 것이 자명했던 여자. 중앙군사병원 소속이었던 어느 간호 장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