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그럼 내가 아주 큰 무례를 범했네. 나를 기억하지도 못하는 너를 이 방으로 불러들였으니까.”
일 년 전,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진 미호.
그리고 그녀와 똑 닮은 얼굴을 한 채 태주를 낯선 사람 보듯 경계하며 올려다보는 여자.
이 여자가 미호가 맞을까.
네가 미호가 맞다면, 넌 지금 나를 그렇게 순진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을 텐데.
“말했잖아. 네 몸은 날 더 잘 기억하고 있을 거라고. 이제 슬슬, 그쪽으로 시도해 볼 때도 되지 않았나 해서.”
태주를 올려다보는 여자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 모습이 되레 태주의 신경을 긁었다.
네가 이 집에 들어온 진짜 이유가 뭐야.
“……그럼, 알려 주세요.”
여자가 태주의 슈트 깃을 잡고 제게로 당겼다.
태주는 기꺼이 얼굴을 내려주었다.
그리고 곧바로 여자의 말랑한 입술을 삼켰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널 가슴에 품어 버린 순간?
아니, 이미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널 처음 만났던 그 순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