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소꿉친구인 남주를 짝사랑한 열대 나라의 공주에 빙의했다.
‘……오, 멋진데?!’
비록 차이기는 했지만 쿨하게 남주의 뒷배가 되어주는 멋진 여성이었다.
이거 괜찮은데!
어차피 원작대로 흘러갈 전개, 남주와 절친까지만 생각했다.
빨리 저와 남주의 능력 다루는 법만 찾아내고, 다시 왕국으로 돌아가야겠다.
아니, 분명 그랬는데…….
***
“리비아.”
낮게 울리는 그윽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루시안?!”
절대 이곳에서 들릴 리 없는 사람의 목소리에 놀란 리비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니, 얘가 지금 여기 있으면 안 되는데?
믿기지 않는 현실에 두 눈을 끔벅거리고 있는 리비아를 향해, 루시안이 성큼 다가왔다.
“여기, 진짜 덥네…….”
“너, 너…….”
“나 왜.”
“너 약혼식은?!”
“……안 해.”
이건 또 뭔 말이야.
“왜, 왜 안 해?”
“너 없잖아.”
그녀를 보며 유려한 웃음을 지은 루시안이, 입고 있던 검은색 코트를 벗었다.
그러고는 어깨가 훤히 드러난 탑을 입은 리비아의 어깨에 걸쳤다.
“약혼 안 할 거야.”
이제는 그 코트 단추를 하나하나 잠그기 시작한 그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덧붙였다.
“물론, 너도 못 하고.”
해가 쨍쨍 내리쬐는 정열의 하테 왕국에, 차가운 겨울 냄새가 잔뜩 묻은 콜덴 제국의 황태자가 도착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