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BL 소설 도망수의 동생에 빙의했다.
오빠가 집착광공인 황태자를 거절하고 도망가, 오빠 대신 황태자의 화풀이 대상이 되어 죽는.
다행히 내 나이 아직 3살.
살아남기 위해 두 사람이 만나는 걸 열심히 방해하기로 했다.
“이건 제가 지쩝 저븐 배에요. 이건 거기 꼬즐 기빨이고요.”
“저나 주려고 만드러써요.”
그렇게 광공의 관심은 막았는데, 다른 사람들의 오해를 사 버렸다.
“엘리샤는 나보다 전하에게 더 관심이 많은 것 같구나. 이번엔 미술학부 스카웃도 거절했다지?”
“전하를 보는 게 더 중요하니까요.”
황태자를 계속 감시해 오빠에게서 떼어 놓아야 내가 산다. 내게 그 일보다 더 중요한 건 없었다.
그런데 그 말을 황태자는 다르게 해석한 듯, 다음 날 영상구를 들고 찾아왔다.
“어제 한 말, 다시 들었으면 하는데.”
***
이후 그는 올 때마다 영상구를 하나씩 가져왔다.
내가 밥을 먹거나, 시시껄렁한 농담에 웃는 것 등을 하나씩 찍어 갔다.
나중엔 그가 그렇게 찍은 영상구 수백 개와, 내가 이전에 줬던 잡동사니들을 모두 보관한다는 걸 알게 됐다.
더 나중엔 비밀을 알게 된 오빠가,
“내놔.”
영상구 한 개를 은근슬쩍 하려다 들켰다.
“하지만 제 동생을 찍은 영상이지 않습니까!”
“촬영은 엘리샤도 허락했어! 그리고 이 영상에선 엘리샤가 새끼손가락을 들고 먹는단 말이다! 희귀해서 안 돼!”
황태자가 오빠에게 집착하지 않는 건 다행이었지만, 어쩌다 두 사람이 저런 걸로 다투는 사이가 되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