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당신이 진짜로 원하는 걸 말해봐. 그런 게 아니었으면 이 밤에 날 찾아오는 수고는 하지 말았어야지.”
“……계약 결혼이요. 이게 오늘 내가 당신을 찾아온 이유예요.”
도훈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어갈수록 서윤의 몸은 긴장으로 굳어갔다.
하지만 더는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가족이라 믿었던 이기적인 사람들에게서 벗어날 유일한 기회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남자와의 결혼이 꼭 필요했다.
아무 감정도 섞이지 않은 계약 결혼이.
“이 계약으로 내가 얻게 되는 이득은 뭐가 있습니까?”
“자유롭게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요. 신경 쓰이지 않게 할게요. 완벽한 부부로 보일 자신 있어요.”
“맘에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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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부부라고 했으니 잠자리도 물론 허락한다는 뜻이겠고.”
잊고 있던 지난 밤의 기억이 밀려왔다.
신부 대기실에서 그의 손을 잡은 순간, 의무가 되어버린 그의 조건이었다.
“난 아이를 원하는데, 가능하겠습니까?”
무언가 갈구하듯 집요하게 따라붙는 도훈의 눈빛에
서윤의 검은 눈동자가 크게 일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