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가장 좋아하는 게임 속 최약체 캐릭터 ‘아이란’에 빙의했다.
그것도 1년 뒤 흑막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 아카데미의 모든 학생이 강체 참전하는 스토리의 게임에.
2000시간 플레이 기록을 보유한 고인물인 나는 선택했다.
최단 루트로 게임을 공략해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아카데미를 졸업하기로.
근데 문제가 생겼다.
“넌 왜 나에 대해서 그렇게 열정적이니? 내 페이지 자리라도 탐나⁈”
아카데미의 얼음 여왕님 프레아.
“아이란, 좀 더 같이 걸어 주지 않을래? 함께 걸으니까 마음이 편해져.”
그녀가 나를 소중히 여기기 시작하고.
“아, 가, 감사합니다. 아이란 선배.”
아카데미 내 유일한 빛 속성 마법사 로웬.
“제 목숨을 마음대로 쓰셔도 좋아요, 아가씨.”
그에게 특별한 호의를 받고.
“도, 동정 같은 거 필요 없어…… 어차피 또 놀리려고 온 거잖아! 방, 방해하지 말고 저리 가…….”
이 게임의 최악 공략 난이도로 날 극도로 경계하던 데미안.
“……널 믿을게. 내 파트너가 되어 줘서 고마워.”
그가 내게 마음을 열고.
“뻔뻔한 데다가…… 계산적이군. 그렇게 순진한 얼굴을 하고서 말이야.”
한마디 한마디가 서늘하다 못해 날카로워 칼날 혀로 불리는 아론.
“왜 여기에 혼자 있지? 무슨 생각으로 이 거리로 혼자 들어온 거야? 여기가 어떤 거리인지 아는 거야? 그리고 지금 시간이…….”
그가 날 걱정한다.
곧 등장할 플레이어의 동료가 되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네 명.
최약체 캐릭터 그 자체라, 배드엔딩 루트 전문가로 불리는 나는 계속 이들과 함께할 수 없다.
그런데 곧 이별해야 할 이들과 너무 과하게 친해져 버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