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본문 중에]
“왜 딴 사람이 돼야 하는지 이유 한번 들어봅시다.”
이섭에게 진실을 말해도 될까 수현은 잠시 머뭇거렸다. 사람을 믿지 않았다.
“수술에 자신 없나요?”
“!”
감히 홍이섭에게 수술자신이 없냐고? 그걸 뚫린 입이라고 묻는 거야.
이섭은 자존심이 상했다. 미간에 힘을 주며 수현을 쏘아보았다.
“당신 말실수 했어. 나 홍이섭이야. 세상에 못 고치는 거 없어.”
“그럼, 고쳐 봐요, 완전 딴 사람으로.”
“그러니 이유를 얘기하라고. 왜 딴 사람이 돼야 하는지!”
더 이상 존댓말은 쓰지 않았다. 자존심 상하면 미친 새끼가 되는 게 홍이섭이었다.
이섭이 악을 쓰자 수현도 악으로 대답했다.
“날 정신병동에 넣은 남편에게 복수할 겁니다.”
날 선 눈빛에서 그 동안 수현이 겪었던 억울함이 묻어 있었다.
이 날을 위해서 이 여자가 계획하고 꿈꿔왔던 복수를 떠올리며, 이섭은 무료했던 삶에 짜릿한 전율을 느껴졌다.
“재밌네.”
“!”
“다들 나한테 미친 새끼라고 하는데, 미친년한테는 미친 새끼가 어울릴 거 같아.”
“!”
“이해 못하는 표정인데? 내가 돕겠다고. 당신 얼굴 이 홍이섭이 싹 갈아 엎어주겠다고. 그럼, 내가 당신 복수에 발을 담그는 건가?”
수현이 굳은 얼굴을 펴고 자신보다 한 뼘이나 큰 이섭을 올려다봤다.
별칭이 미친 새끼라니. 성형외과 의사 별칭으로는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섭의 도움이 있어야 남편에게 복수를 할 수 있었다.
“제 얼굴을 바꿔주면 당신이 원하는 뭐든 해줄게요.”
“그래? 내가 뭘 원할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