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대형 로펌 변호사, 윤재희.
평생 가족들에게 들들 볶이다가 이제 내 앞길만 챙기겠다고 결심할 무렵, 소송 상대방의 원한을 사 억울하게 숨졌다.
그렇게 소설 속 세상에서 환생해, 제국 최고 부호라는 오페르니아 공작가의 하녀가 되었다.
그래도 천사처럼 퍼 주고 또 퍼 주는 주인을 만났으니 이제 꽃길 시작……일 리가 없다. 생각해 보니 이 가문은 소문난 호구.
“포드 영지의 거지들이 또 왔어? 돈을 줘라. 영주도 가난한 모양이니 다이아몬드 열 상자를 보내 주자꾸나.”
“하하하! 사업은 무조건 크게 해야지. 그깟 푼돈 1억 골드 우리 가문이 대겠네.”
“거대한 호수를 파서 와인으로 채워라! 남편에게 선물할 거야!”
돈을 물 쓰듯 쓰는 주인들 덕에, 공작가는 사기꾼들에게 탈탈 털리다가 다 죽고 멸문당할 운명이다.
같이 휩쓸려 죽기 싫었던 나는 전생에 터득한 지식을 최대한 사용해 공작가를 등쳐 먹는 자들을 쫓아냈다. 요절할 운명이었던 막내 도련님을 먹이고 재워 튼튼한 후계자도 만들어 주었다.
“남들 앞에서 울면 안 돼요. 대신 제가 위로해 드릴게요.”
이 꼬맹이가 어떤 모습으로 자랄지 생각해봤어야 했는데.
“네가 구한 가문이야. 다른 안주인을 들일 생각 없어.”
“공작가 재정은 이제 제가 돌보지 않아도 탄탄한데…….”
“그럼 가산을 싹 태워 없애면 되겠군. 네가 내 곁에 오래 머무르도록.”
형형하다 못해 광기까지 어렸던 푸른 눈동자는, 내가 무엇에 약한지 다 안다는 듯 이슬처럼 예쁜 눈물 한 방울을 툭 떨어뜨렸다.
“가지 마. 울면 위로해 준다고 약속했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