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친구가 쓴 19금 피폐 소설 속, 하렘을 거느리는 주조연급 인물, 아일렛시아의 몸에서 눈을 떴다.
그것도 하필이면 한 남자를 짓밟고 있는 이상야릇한 상황에서.
여기서 문제는…….
짓밟혀지고 있는 남자가 아일렛시아를 죽이는 원작의 남주인공이라는 것.
어떻게든 최대한 남주인공과 엮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는데.
- ‘몸을 섞어.’
낯선 목소리와 함께 까무룩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남주인공과 한 침대에 누워있었다.
“…즐길 거 다 즐겼으니 돌아가라?”
……아무래도 큰일 난 것 같다.
***
도망도 쳐보고, 아일렛시아인 척 굴기도 하며 열심히 돌아갈 방법을 찾았다.
그 노력이 갸륵했는지 마침내 곧 원래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한데…….
“상관없습니다. 상관없어졌습니다. 그러니 저만 이 나락에 버려두지 마세요.”
아일렛시아를 죽이는 원작 남주도.
“앞으론 저를 품으십시오. 다른 놈 말고.”
줄곧 경멸의 눈빛으로 쳐다보던 공작도.
“널 가질 수만 있다면, 이젠 그 어떤 것도 거리낌 없이 행할 것이다.”
매번 화난 표정으로 다그치던 대공도, 어딘가 이상하다.
“오늘은 만찬까지 함께 들지. 준비가 다 될 때까지 옆에 있으란 뜻이다, 아샤.”
게다가 아일렛시아에게 무관심하다는 한 줄이 전부이던 황제마저 행동이 다르다.
***
겨우 원래의 몸으로 돌아왔다.
당연히 이제 더는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미안하지만.”
“…….”
“두 번은 안 놓쳐.”
깊은 소유욕과 희열에 찬 만족감을 품은 눈동자에 저만을 가득 담은 그를 본 순간, 그녀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