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두 명에게 번갈아 빙의하고 있다.
곧 사형 당하는 악녀 베고니아와, 엑스트라 오필리아에게.
악녀인 베고니아의 삶은 끔찍했으며, 원작대로 하루 빨리 사형 당하고 오필리아로 살아가길 바랄 뿐이었다.
그런데, 남주가 내가 빙의자라는 사실을 알아버렸다.
“베고니아를 어떻게 했지? 대답해!”
“나라고 이 세계에 오고 싶었는 줄 알아! 나도 싫어, 끔찍하다고!”
“……. 뭐?”
게다가 사형당한 뒤 오필리아에게 빙의한 내게 미친 듯이 집착한다.
“당신이 무슨 모습이든 상관없어. 제발 그냥 예전처럼 내 곁에 있어줘.”
“무릎을 꿇으라면 기꺼이 꿇을 테니 날 버리지 마.”
하지만 도저히 그를 사랑할 자신이 없었다.
***
내가 가장 비참할 때 나타난 사람.
그리고 내가 빙의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또 다른 인물.
“오랜만입니다, 오필리아.”
“지금은 베고니아라고 불러야 할까요?”
원작에 등장하지도 않는 당신은 왜 내게 목을 매는 걸까?
“당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더한 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조차 포기한 행복을 바라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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