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집에서 온갖 구박을 당한 것은 물론,
팔려가듯 에이든 스펜서 자작과 결혼하게 된 사라.
사랑 없이 한 결혼이기에 대단한 걸 기대한 건 아니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폭언을 서슴지 않는 그에게서 꿋꿋이 버티던,
어느 날.
거짓말같이 남편이 바뀌었다.
마치 다른 사람처럼.
두 사람 사이에 생전 좋은 분위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는데.
“부인은 웃는 모습이 참 예쁩니다.”
“……네?”
“더는 울리지 않겠단 뜻입니다.”
기억을 잃은 남편이 다정한 말투로 사라의 안위를 걱정해 주기까지 한다.
낯선 남편과 조금씩 가까워지며 사라는 문득 위험한 생각을 한다.
이대로 남편의 기억이 영영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 * *
“그 자식은 껍데기일 뿐이야! 내가 진짜 남편이라고!”
“……아니요. 껍데기는 당신이었어요.”
울부짖는 남편을 뒤로 한 채, 사라가 걸음을 옮겼다.
사라의 뒷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고고하고 우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