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죽어서도 조연이라니!’
무명 배우 5년 차, 무대 사고로 죽자마자 신이 쓰는 로판에 캐스팅 당했다.
하필이면 로맨스도, 서사도 없는 하녀 배역만 무려 7번째!
그래도 까라면 까야지, 별 수 있나.
주연들의 돌발행동을 막고, 대본대로 이끄는 것이 조연의 임무.
고구마 답답이 여주가 엉뚱한 엑스트라에 신경이 팔리면,
"네?! 그 기사님 남자 좋아하는데 모르셨어요, 아가씨?!"
“저, 정말? 난 또, 실수할 뻔했네!”
총알 같은 임기응변으로 상황 해결, 오늘도 무사고 경신!
이 정도면 조연들 중에서도 베테랑 프로페셔널이지.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이번 여주도 곱게 키워 냉혈한 공작에게 시집보내려 했는데…….
“손이 왜 이렇지? 백작가는 하녀 취급을 이런 식으로 하나?”
“앞으로 트래비스 영애의 목욕 시중은 다른 하녀에게 맡기지. 네 손에 물을 묻히는 건 내키지 않는군.”
“많이 먹어둬. 최상급 송아지 고기다.”
아니, 이건 대본에 없었잖아요!
***
“내가 그렇게 어렵나?”
그러면 쉽겠어요?
나는 제국 내 유일한 공작위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공작님은 귀족이시고 제 고용주시니까,”
“편하게 대할 수만은 없다?”
“……아무래도 그렇죠?”
오스카는 여전히 내 시선을 피한 채, 한동안 말이 없었다.
이내 시원한 입매가 꾹 다물리고 도톰한 입술이 앞으로 비죽 내밀어졌다.
저기……
혹시 지금 삐지신 건가요……?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