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사랑을 느낄 수 없도록 만드는 바이러스가 퍼진 세상.
이제 사람은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인 연인과
사랑을 하지 못하는 사람인 연공인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언젠가 사랑을 느끼길 간절히 바라는 연공인 연희와
매일 밤, 사랑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하는 연인 지한이 만났다.
“제게 사랑을 가르쳐주세요.”
연희는 충동적으로 지한에게 사랑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하고.
“딱 하루, 연기해드리죠. 어차피 그쪽은 사랑인지, 연기인지 구분도 못 할 테니까.”
지한은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
한여름 밤의 꿈 같은 데이트 이후.
연희는 20년 전 엄마 아빠가 남긴 편지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고,
“연희 씨와 함께 연공 바이러스 치료제를 찾으면서, 나도 알아갈 생각입니다. 사랑, 그게 대체 뭔지.”
사랑에 부정적이었던 지한이 함께하기로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의 오묘한 동행이 시작되는데…….
“다리는 괜찮습니까? 어디 봐요.”
“괜찮아요.”
“마사지할 겁니다.”
“괜찮은데…….”
“괜찮으면 지금 당장 걸어보든지. 아니면 가만있어요.”
무심한 말투와는 상반된 다정한 행동.
“……연희 씨와 함께하는 게 싫다는 건 아닙니다. 그냥 이 집에 있는 게 싫은 거뿐이지.”
자꾸만 붉게 달아오르는 귓불.
겨울바람처럼 차가웠던 그가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