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원.” 왜 지금 너인지…. 무릎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만 싶을 때 현준이 그녀를 똑바로 직시하며 뚜벅뚜벅 걸어왔다. 서원은 몇 초간 현준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너한테는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인데…. 눈이 마주치자 현준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실렸다. 왜 그 미소에 심장이 먹먹해지면서 아픈지 모를 일이다. 출렁거리는 여름 햇살을 등지고 걸어오는 현준이 지나치게 눈부셨다. 돌연 그해 여름 냄새가 났다.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으며 말없이 돌아오던 길. 둘 사이에 고인 기이한 고요도 고스란히 기억났다. 심장 언저리가 몹시 아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