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 키워드 : 판타지물, 서양풍, 능력남, 뇌섹남, 계략남, 다정남, 상처남, 능력녀, 털털녀, 걸크러시, 빙의, 회귀
여주가 도망친 후 기억상실증에 걸리는 로맨스 판타지 소설 속.
그 여주의 옆집에 사는 평범한 헌터1 세이나로 빙의해 버렸다.
“좋아합니다. 내 곁에 있어 주세요. 엘렌. 제가 반드시 당신을….”
하여 여주를 찾아오는 등장인물들의 고백을 직관하며
즐거운 관전 라이프를 즐겨 보려 했지만.
“그녀를 처음 본 건 연회에서 였습니다.”
“이 집을 사겠다. 얼마면 되겠나?”
“공작이 어떤 여자를 원하고 있지 않습니까?”
실제로 해야 하는 건
연애 상담, 집을 팔라고 협박받기, 여주에 관한 정보 요청 등등.
온갖 귀찮은 일투성이다.
여주의 이웃사촌이 이렇게 힘든 역할이었나?
짜증 나지만 여주도 귀엽고 해서 적당히 장단만 맞춰 주려 했는데…….
이젠 등장인물 하나가 탈출을 시도한다?!
“엘렌은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위로해 주세요. 세이나.”
그것도 심상치 않은 눈빛을 보내면서!
▶잠깐 맛보기
“좋아합니다.”
남자의 눈동자에 각오가 스쳤다.
“내 곁에 있어 주세요. 엘렌. 제가 반드시 당신을…….”
“미안해요. 디온 님.”
여자가 단호하게 답했다. 그녀의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하더니 곧 시선이 아래로 떨어졌다. 옷을 꽉 붙잡은 손은 작게 떨리고 있었다.
“저는 아직 우리가 그럴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 여자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남자의 고개도, 아래로 향했다. 안타까운 광경이었다. 사정을 모르고 지나가는 이들도 걸음을 멈추고 한 번쯤 살펴볼 정도로.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
‘어쩌라고.’
그들을 지켜보던 누군가. 세이나 로힐은 흐린 눈으로 빈정거렸다. 여자와 남자는 인식하지 못했지만, 그녀는 꽤 오랫동안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들의 사연도 알고 있었다. 여자보다 더, 어쩌면 저 남자보다도 훨씬. 그녀가 알기로 일단, 저 여자는 기억 상실증이다.
‘흔하고. 뻔하지.’
안타까움은 있었다. 어렵게 찾아온 과거의 첫사랑이 고백을 거절하면 얼마나 슬플까. 아아, 짐작이 간다. 너무 슬플 거야. 너무 힘들 거야.
알겠어. 알겠으니까…….
‘제발 내 집 앞에서 꺼져 주지 않을래?’
세이나는 머리를 헝클며 울상을 지었다.
전생의 기억을 되찾은 것으로도 모자라 환생한 후의 지금이 얼핏 보았던 소설 속인 것도.
그리고 하필이면, 그 소설의 상황이 하필 자신의 집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도.
모두 현실감이 없었다.
“도대체 남의 집 앞에서 왜들 그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