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사랑해.”
“이런 사랑은 처음이지?”
“처음이야. 그리고 마지막일 거야.”
한 번도 비혼을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가족들에게도, 직장 동료에게도 비혼주의자가 되어 버렸다.
그녀가 비혼주의자가 되는 것을 볼 수 없었던 가족들의 성화에 해수는 어쩔 수 없이 선 자리에 불려 나가게 되고,
그러다 운명처럼 그 남자를 만나게 된다, 자신의 입사 동기의 친구인 수찬을.
결혼을 전제로 동거했던 여자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은 뒤로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었던 수찬과
때로는 아픈 사랑을, 때로는 지질한 이별을 경험했던 해수는
숨 쉬는 모든 순간이 처음인 것처럼, 이 사랑 역시 처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두 사람은 선본 사람들 같지 않게 아주 오래전부터 사랑해 온 사람처럼 급속하게 친밀해지는데…….
[본문 내용 중에서]
“다시 말해 봐.”
“커피 마시자고.”
“그거 말고.”
“못 들은 사람처럼 왜 그래.”
“한 번만 더 해 봐.”
“예뻐.”
“뭘 해도?”
“응.”
“사람 가슴 설레게 하는 것도 여러 가지네. 수찬 씨는 상상도 못할 걸.”
“뭘?”
수찬은 등 뒤에서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그녀를 돌아봤다.
“사실 나는 이렇게 애교가 많고 그런 성격이 아니야.”
“애교, 많잖아.”
“수찬 씨한테만 그래. 나도 그게 신기해 죽겠어.”
“정말이야?”
그녀의 말이 마음에 든 듯 수찬이 흡족하게 웃었다.
“이 사랑이 처음이라서 그런 것 같아.”
“!”
해수가 웃으면서 한 말이 수찬에겐 충격처럼 다가왔다.
“왜 그런 눈으로 봐?”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서.”
천천히 몸을 돌린 그는 해수에게 입을 맞추었다. 뒤꿈치를 들어 올리는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가 수찬의 팔에 안겨졌다.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수찬의 가슴이 무섭도록 빠르게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