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내일부터 황궁에 들어갈 것이다.”
어머니와 강제로 떨어지고 연가의 일원이 된, 이연.
벗어나려 할수록 질기게 파고드는 운명의 실타래에 희망을 잃는다.
“수줍음이 많은 것인지, 겁이 많은 것인지.”
그런 이연에게 봄바람처럼 불어온 황태자, 현.
이연은 봄바람으로부터 달아나고자 하였고, 현은 그녀를 보낼 수가 없었다.
***
“일어나라.”
이제는 황제가 된 현의 목소리가 주변을 울렸다.
그 앞에 예를 차린 이연은 서늘한 바람을 맞은 양 몸을 움츠렸다.
“찬 바닥에 이리 엎드려 있으면 내 마음이 편치 않단다.”
모든 것을 버리고 달아났는데.
알아보신 것인가. 어떻게 찾아온 것일까.
혼란스러워하는 사이 목소리는 가까워졌다.
“연아, 얼굴 좀 보여주렴.”
과거의 어느 때로 되돌아간 것만 같았다.
마치 달래는 것처럼 들리는 다디단 목소리에 이연은 홀린 듯이 고개를 서서히 들었다.
흡족한 듯 매끄럽게 미소를 띤 입술이 이연의 시야를 채웠다.
봄바람 부는 마음을 매섭게 찢었던 그가 눈앞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