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 키워드 : 판타지물, 서양풍, 왕족/귀족, 오해, 재회물, 신분차이, 계약연애/결혼, 선결혼후연애, 소유욕/독점욕/질투, 능력남, 후회남, 무심남, 카리스마남, 존댓말남, 상처녀, 철벽녀, 무심녀, 냉정녀, 후회물
전쟁 영웅 카인 베르나테.
그에게 정부가 생겼다는 소식에
아가사는 마침내 이별을 고하기로 마음먹었다.
“얘기 좀 해요. 할 말이 있어요.”
“집사장을 통해서 전하라고 했을 텐데요. 무슨 연락이든.”
하지만 여전히 무심한 그의 모습에
아가사는 이혼 서류만 남겨 둔 채
말없이 떠나버리기로 결심했다.
<하나. 결혼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지면
자유롭게 계약 파기를 상대에게 요구…….>
그렇게 책상 위의 서류를 본 카인은 멈칫했다.
순탄한 줄 알았던 결혼 생활에 갑작스러운 이혼 통보라니.
“이게 무슨……. 아가사는 지금 어디 있지?”
카인은 이혼 합의서를 쥐고 그녀의 방을 찾았으나,
아가사 크리스틴은 이미 사라진 후였다.
온몸의 피가 빠져나가는 느낌에 그가 이를 악물었다.
“이혼이라니, 누구 마음대로.”
이렇게 허무하게 그녀를 보낼 수는 없었다.
아니, 그는 애초부터 그녀를 보낼 생각이 없었다.
▶잠깐 맛보기
“지금 우리가 마주 보고 있는 이 상황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안 드십니까?”
기어코 그의 입에서 긴 한숨이 터졌다.
역시, 내가 괜히 나서는 바람에 그를 곤란하게 만들었구나. 자책하며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그녀를 카인은 여전히 놓아주지 않았다.
“여기는 아무도 없고, 나는 헐벗은 데다가, 우리가 지금 앉은 곳은 침대지요.”
그가 잡고 있던 아가사의 팔목을 몸 가까이로 끌어당겼다. 침대를 입에 올리고서야 무언가 깨달은 바가 있는지 아가사의 몸이 긴장으로 뻣뻣해지는 게 느껴졌다.
고작 말 한 마디, 손짓 한 번에 이렇게 겁을 먹을 거면서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제 옷을 벗기고 상처를 치료해 주겠다고 달려들었는지 모를 노릇이었다.
“혹시 이렇게 되기를 원하고 시종들을 물렸습니까?”
“서, 설마요. 무슨 말씀을!”
순식간에 아가사의 양쪽 뺨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카인이 조심스레 그녀의 팔을 잡아끌고 이마에 그의 입술을 내리눌렀다.
닿은 입술이 간지러웠던지 아가사가 황급히 그의 단단한 가슴을 밀어냈다. 그러다 손바닥에 닿은 게 얇은 옷 하나 걸치지 않은 그의 맨가슴이라는 걸 알고 또 허둥지둥,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쉬. 그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가사가 무어라 대꾸하기 전에 카인이 그녀의 앙증맞은 입술을 제 것으로 덮어 버렸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