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기말고사를 몇 주 앞둔 어느 날, 여름은 평소 존경하던 서인주 교수로부터 청각장애 남학생의 수업 통역 부탁을 받게 된다.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시계토끼처럼 바쁘게 달려가는데 복도에서 우연히 부딪힌 빨간 머리의 잘생긴 남자는 좀 비켜달라는 여름의 말을 들은 척 만 척, 씩 웃고 가버린다. 약속 시간에 늦은 여름이 허겁지겁 강의실에 들어서는데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지. 수업 통역을 도와주기로 한 남학생의 자리에 방금 전 마주친 잘생긴 남자가 앉아있을 줄이야. 푸른이 서인주 교수의 아들인 걸 알게 되고 놀라는 여름. 잘생긴데다 수어, 구화, 게다가 전공 실력까지 빼어난 푸른의 매력에 점점 빠져드는 여름. 푸른도 당당한 여름의 모습이 좋은지 서서히 그녀에게 다가오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