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의 바람으로 파혼당한 다예는 견딜 수 없어 죽음을 결심했다.
마지막으로 떠난 라스베이거스에서 하강을 만났고,
이름까지 속여 가며 그와 몸을 섞었을 뿐인데. 마음까지 빽빽하게 섞여버렸다.
또다시 찾아오는 사랑이 무서웠던 다예는 도망치고 마는데.
“넌 내 마음을 손에 쥐고 장난쳤으니, 나는 네 몸에 장난질을 하려고.”
3년 뒤, 다예의 상사로 나타난 하강은 그녀를 향한 지독한 애증을 품고 있었다.
“내 불행의 주인은 당신이니, 이 빌어먹을 고통을 언젠가 당신에게 돌려줄 거라고.”
차가운 말투로 그녀를 더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깨달았거든. 내 욕망의 끝은 송다예의 육체가 아니라는걸.”
분명히.
“처음부터 이 관계의 을은 나였어.”
과연 이 미친 사랑의 갑은 누구일까.
* * *
“송다예. 너를 안고 있는 남자가 누구인지를 봐.”
하강은 다예의 육체를 마치 전부 간파하고 있다는 듯이 익숙하게 그녀를 안고 있었다.
“누구 밑에서 이렇게 울고 있는지.”
신체의 어느 한 곳을 건드리기만 해도 그곳에서 열꽃이 피어올라 다예는 견딜 수 없었다.
“내 벌이 끝날 때까지 그 누구와도 붙어 있을 생각. 하지 않는 게 좋을걸.”
흔들리는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는 다예의 머리를 다정한 손길로 쓰다듬는 하강이었지만, 반대편 손은 그와 반대로 몹시 짓궂었다.
“사람 돌아버리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예쁘게 울어 봐.”
《갑을의 재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