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왜 난 네가 던진 덫에 걸린 기분일까.”
전처를 만났다.
형과 맞선 본 여자. 그러나 결혼은 자신과 해야 했던 여자.
구강희에게 그저 그런 여자여야 했으나 그렇지 못했던 성도현을.
***
“그 욕구 딴 새끼한테도 풀었어?”
그녀에게 저 말고 다른 놈이 있었을까. 그게 가장 궁금했다.
그의 공간에서 구석 자리 정도만 차지했어야 했을 낯선 화초 같은 여자.
그 여자는 물을 주지 않아도 쑥쑥 잘 자라 푸릇해지다 못해 야릇해져만 갔다.
“기대돼요. 말했잖아요. 나 연애도 못 해봤다고. 그래서 구강희 씨와 하게 될 모든 것이 처음이에요. 해 봐요. 뭐 어때요. 우린 부분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모든 것이 그가 처음이라던 성도현이란 블랙홀에 빠져 있었다.
몸정, 맘정이 들어버렸는데. 그런 줄 알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성도현은 이별을 말했다.
“그냥 같이 잘 수 있는 남자가 필요했어요. 당신…… 제법 하니까. 이제 더는 사양이에요.”
공감 능력 매우 부족의 문과형 남자 구강희와 IQ 160의 KAIST 공학박사 성도현.
다른 차원의 세계에 존재하던 두 사람이 결혼이라는 시공간 안에서 일그러졌다.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시간에 한 가지 이치가 있다면 모든 것은 한 번에 일어나지 않는다고.
“나한테 돌아올 거 아니면 내 머리를 부숴서 기억이라도 가져가.”
서로 다른 시간에 발생한 엇갈린 사랑은 그렇게 파란만장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