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그는 후회할 거라고 했고 그녀는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만화가 나윤오
그리고 그의 어시스턴트이자 8년 간 그를 동경해 온 최지안
한결같이 해사한 웃음으로 윤오의 곁을 뱅뱅 돌던 지안을 잘라냈다.
어머니로부터 받았던 상처로 곪아 버린 자신에게
그런 따뜻한 웃음은 짓지 말았어야지.
그런 맹목적인 믿음은 보내지 말았어야지.
밤의 숨결을 타고 윤오에게 다가온 지안의 마음을,
어떻게 외면해야 하지?
***
“이런 얼굴은 처음인데.”
허스키한 목소리를 내뱉은 윤오가 손끝으로 지안의 뺨을 훑고 지나갔다. 그 손이 곧장 지안의 뒷덜미로 닿더니 천천히 그녀의 목을 끌어당겼다. 입술과 입술이 스쳤다. 그 야트막한 빈틈 사이로 지안이 나지막이 물었다.
“어떤 얼굴인데요.”
“야한 얼굴.”
열기로 달아오른 지안의 얼굴이 더 붉게 물들었다. 야한 얼굴이 정확히 어떤 얼굴인지 모르지만 그가 만화 속에서 그린 적 있던 여주인공의 표정이 떠올라 후끈함이 몰려들었다.
발갛게 열이 오른 뺨. 야릇함에 심취된 몽환적인 눈빛. 상대를 갈구하는 욕망 어린 눈동자. 키스로 부어오른 입술까지.
그가 그린 여주인공의 얼굴이 마치 지금의 자신과도 같을 것 같아서 홧홧한 감각은 더욱 배가되었다. 지안은 슬며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더 야해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