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스물일곱. 극단 매그너스의 단역배우. 아마추어 소설가 모임 러블리 회원. 떴다, 심부름 센터의 허울 좋은 사장 겸 처녀 가장. 그러나 인간 지휘리의 프로필에 암약하고 있는 것이 한 가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열일곱 살때부터 시작된 남자 문제. 그리고 문제의 근원에 도사리고 있는 한 인물, 김희주. 그 김희주의 약혼 발표장에 끌고 갈 남자를 탄탄 소주방 사장의 도움으로 급조한 휘리, 보무도 당당하게, 아니, 빼딱구두 신은 아픈 발을 부여잡고 찜찜한 마음으로 약혼 발표장에 입성하다.
나이 서른셋. 자칭타칭 컴퓨터 천재. 잘나가는 벤처사업가. 취미도 일, 특기도 일. 오로지 일일일만 하며 살던 일벌레 한서준은 은근히 순진한 면을 적절히 공략한 탄탄 소주방 사장의 꾐에 빠져 웬 처음 보는 여자의 흑기사 역할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