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 집안의 장남 설수현이다. 장남이란 정말 피곤하다. 어린 시절부터 이름 갖고 놀리는 동네 꼬마들에 맞서 집안의 명예 사수해야지, 천방지축 날뛰는 둘째, 셋째 동생들 간수해야지. 또 평생의 불알, 아니, 소꿉친구인 재욱이도 챙겨야지. 너무 힘들다. 나 하 교수님댁 애지중지 고명딸 하재욱이다. 불행한 어린 시절을 딛고 이름도 개명했건만, 옆집 아들내미는 그 이름이 싫은가 보다. 보자마자 눈에 쌍심지부터 켰다. 그때부터 사사건건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니, 언제쯤 알콩달콩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 사랑스러운 설씨 가문 삼 남매의 두 번째 사랑 이야기가 연두향을 타고 돌아왔다. 정경하의 로맨스 장편 소설 『연두향 나무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