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날 갖겠다는 말은 무슨 뜻이지?”
“특별한 뜻은 없어요.
그냥 제가 필요로 할 땐 언제든 옆에 있어 달라는 말이에요.
준혁 씨 안에 있는 철없는 여고생 이수아를 지우세요.
준혁 씨가 뜨겁게 안은 스물네 살 성인 여자 이수아를 기억하세요.
그리고 스물네 살의 여자 이수아만 곁에 두는 거예요.
한 마디로 서준혁이라는 남자 곁에 이수아라는 여자를 두는 거죠.
……어때요? 간단하죠?”
“난 너 사랑 안 해. 앞으로도 절대 안 할 거야.”
스물여섯, 열일곱.
그저 밝은 웃음을 지닌 동생 같은 아이였습니다.
단지 그뿐이었습니다, 다시는 사랑 따위 하지 않을 것이기에.
그래서 그랬습니다, 암흑뿐이던 세상에 단 하나의 빛이 되었던 그녀를 외면한 건.
하지만, 점점 여자로 다가오는 그녀를,
다시 웃게 만들어 준 그녀를,
이젠 놓칠 수가 없습니다.
다시 살아갈 이유가 되어 버렸기에.
스물여섯, 열일곱.
첫눈에 반해 버린 그 사람에게 여자이고 싶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그를 사랑했기에,
지독한 사랑으로 인해 마음을 닫아 버린 그를,
외면할 수가 없습니다.
사랑이 아니더라도 그저 옆에만 있을 수 있다면
나는 행복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요?
온전히 나만을 바라봐 주지 않을까요?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