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당신, 놓치고 싶지 않아. 날 사랑해 줬으면 좋겠어. 그 동안 내게 했던 모든 것들, 미안하다고 사죄하며 날 사랑했으면 좋겠어. 당신이, 냉정한 당신이…….
차갑고 냉철한 사업가 신후를 위해 순종적인 아내로 살려했던 율은.
전공이었던 플루트도, 자유도 포기한 채 남편이 원하는 대로 현모양처가 되려했지만 그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강렬한 자극으로 다가온 남자를 절대로 놔줄 수는 없다!
유혹적인 악마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 책 속에서
"대체 정체가 뭐야, 이율은?"
갑작스레 트인 시야에 신후는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마치 컴컴한 어둠 속에서만 살아온 장님이 순식간에 밝은 빛과 조우해 버린 것처럼, 그는 갑자기 알게 된 진실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창 밖으로 시선을 던지고 있던 율은이 어느새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이 예전보다도 더한 공허로 가득한 것을 보니 가슴이 미어졌다. 그를 바라보는 눈빛이 건조해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이혼해요."
건조하게 갈라진 음성이 신후의 귀를 파고들었다. 어렴풋이 율은의 변화를 눈치채고 있었다.
그녀가 이틀 간 집에 들어오지 않았던 때부터 그녀는 변해 있었다. 뭘 보고 온 건지, 무엇을 듣고 온 건지. 신후는 그녀의 변화가 마냥 생소하기만 했다. 하지만 조금만 있으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겠거니 했었다. 그래서 그녀의 변화를 모른 척했었다.
그렇게 외면했는데 이제는 너무 잘 알 것 같았다. 너무나도 확연해진 율은의 변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