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소문(所聞).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은밀하게 퍼져 나가는 두 개의 소문은 중원인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고 있었다.
부자가 되어 떵떵거리며 살고 싶은가?
그러면 지하검투장(地下劍鬪場)에서 데려가기를 기원하라! 생(生)과 사(死)는 반반이나, 만약 그대가 생의 패를 잡을 때에는 고생 끝남이며 남은 여생은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고수(高手)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하검투장의 투사(鬪士)가 되라!
살아 돌아올 확률은 전무하지만, 만약 살아서 중원무림에 나온다면 능히 백팔 고수에 들 것이다. 그것도 사십위 안에 말이다.
이것은 다만 소문일 뿐이었다.
소문이라 함은 널리 떠도는 말을 일컬음이다. 또한 사실 여부가 확실치 않은 것이다.
근원(根源)도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이 소문이 그냥 소문으로, 흘러가는 세월 속에 파묻힐 쓰잘데기없는 말이 아님을 증명하듯이 오십 년 전부터 중원에 괴이한 일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실종!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많은 무인(武人)들이 실종되었다. 그들 중에는 백팔 고수인 자도 더러 있었다. 그런데 실종된 자들은 대부분 돌아오지 못했다. 아니 간혹 돌아온 자가 몇 있기는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어디에 갔다 왔으며, 그 동안 무엇을 하였는지에 대해 누가 물어도 굳게 입을 다물고만 있었다. 사형제나 사부, 그리고 아내가 물어도 그들은 대답을 않고 커다란 포대를 내밀 뿐이었다.
포대에는 놀랍게도 성(城)을 통째로 살 수 있는 금은보화가 가득 들어 있었다. 그것은 소문이 소문으로 그친다는 것이 아님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었다.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지만!
지하검투장!
그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었다.
이 넓은 천하 그 어디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