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천하에 괴상한 인물이 어디 하나 둘인가?
기진이보(奇珍異寶)만을 훔치는 신투(神偸).
실전무공(實戰武功)만을 익히는 낭인(浪人).
남 잘되는 것만 보면 싸움을 붙이는 이간질의 달인.
모든 것에 실증을 느껴 천하를 떠도는 거지.
그러나 그런 인물 중에는 천하에 이름을 날린 인물들도 허다하였다.
― 무영야제(無影夜帝) 야운(夜雲).
일갑자 전의 인물로 천하에 그만큼 특이한 인물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그의 특징 가운데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이 훔쳐갈 물건을 사전에 통보하고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작업(?)을 끝마치는 대도(大盜) 중의 대도라는 점이다.
천하에서 그가 노렸던 물건을 손아귀에 움켜쥐지 못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것이 무공비급이든 절세기보이든 아니면 고금의 신병이든 그가 원하는 것은 모조리 손에 넣었다. 게다가 그 물건을 소유한 상대가 부호이건, 무림의 세력이건 그도 아니면 황궁이건 어느 곳 하나 거칠 것이 없었다.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던 보물을 잃어버린 자들이 어찌 그를 가만히 두었겠는가?
수백 명의 무림인들이 저마다 무리를 지어 무림을 종횡하였고, 황궁에서도 수천 명의 황군이 그를 잡고자 무림으로 쏟아져 나왔다.
허나 야운의 절묘한 역용술(易容術)과 경공(輕功)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바, 누구 하나 야운의 옷자락이라도 보았다는 사람이 없었다.
영원히 잡을 수 없는 사막의 신기루처럼 야운은 어둠 속에 은신한 채 모습을 감춰버린 것이다.
몇 달 동안 계속된 수색에도 야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모든 사람들이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순간, 추종술(追 術)의 일인자인 만리추종(萬里追 )이 야운의 흔적을 찾았다는 소문이 무림을 진동시켰다.
야운이 남긴 흔적을 찾아 칠만여 리를 추격하던 만리추종이 거의 그를 잡았다고 생각을 했을 때 마치 그를 비웃듯 야운의 모습은 그의 눈앞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상심한 만리추종은 무림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고, 야운은 더욱 활개를 치며 무림을 휘젓고 다녔다.
장장 수십 년 동안 밤의 황제로 지내던 야운이 은퇴(?)를 결심하며 마지막으로 한 건 하기로 한 곳이 당시 마도의 하늘로 이름을 날리고 있던 집마부(集魔府)였다.
대상은 집마부의 권위를 상징하는 집마령기(集魔令旗).
자신의 은퇴를 가장 화려하고 전설적으로 장식하기 위해 집마부에 대해 치밀하게 사전조사를 하였다. 그리고 유난히도 어두운 저녁 집마부를 향해 출발을 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었다.
그 후 야운의 모습을 보았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