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악마들이 십오 년 동안 숨어 있는 곳…….”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이다. 그뿐이었다. 짙은 어둠 속일 뿐더러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얼굴을 가려 용모를 거의 알아볼 수 없다. 가끔 머리칼 사이로 드러났다 사라지는 피부는 더없이 창백했고, 그것이 매우 준수한 느낌을 준다는 것뿐이랄까?
그는 검 한 자루를 품에 안고 있었다. 하지만 그 자세가 무림인 같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차갑고 무심한 기세였다.
“잔혼마왕과 사혼마……!”
다시 차가운 독백이 바람결을 타고 흘렀다.
“놈들은 십오 년 전까지 강호에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다 이곳으로 은거해 들었고…… 이젠 무공을 익히고 버젓이 문파까지 세워 강호에 나설 날을 기다리고 있다.”
사내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 사내는 선언처럼 마지막 독백을 흘려냈다.
“하지만 악마들은 죽어 마땅하다. 내 이름으로…… 악마의 혼을 베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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