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련산 일월곡을 배경으로 한 초원의 영웅 「기련산」! “퇴로를 열어라!” “후퇴하라는 명령이다!” “도주하라! 각자 살 길을 찾아라.” 최후의 명령이 떨어지자 군병들은 미친 듯 앞길을 헤치며 산지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말을 탄 군병은 말의 허리를 박찼고 보군은 그들대로 미친 듯 달려갔다. “이를 어떻게 한단 말인가? 쓰러져 간 천 명의 목숨을 어찌한단 말인가?” 정천호는 부르짖었지만 그의 몸도 기력을 잃고 있었다. 쓰러지는 정천호의 눈에 무수히 쓰러져 가는 명조의 군병들이 들어왔다. 수 년 동안 자신을 따르던 그들이 하나둘씩 호수 속으로 사라져 가자 정천호의 눈에서는 진한 피가 섞인 눈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