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드디어 모든 비밀이 밝혀지고, 남은 것은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하는 순간. 달콤했던 날들을 접고 떠나야 하는 날에야 알게 되는 진심.
“당신은 내가 숲을 나와 만나고 본 것 중 가장 빛나고 가장 소중한 존재였어요. 도저히 거절할 수 없게, 발이 떨어지지 않게, 눈길조차 돌릴 수 없게…….”
그리고 내가 좋아하던 많은 것들. 붉게 단풍진 나뭇가지를 적시는 촉촉한 가을비, 흰 눈송이 아래의 솔방울, 측백나무 잎 위로 흐르는 은색의 달빛, 그 달빛과 함께 쏟아져 뒤섞이는 폭포의 흰 물거품. 그 모든 아름다운 것들 안에, 정답게 바라보던 모든 것에 그가 깃들었다. 밤안개처럼 부드러운 목소리가, 다정하게 빛나던 눈동자가, 검은 표범처럼 우아하게 움직이는 어깨와 뜨거운 심장 소리가.
“당신과 있을 때 나는 그 어느 순간보다 행복했어요. 행복해서 시간은 지워지듯 정지해 버렸어요. 너무 눈부시면 오히려 아무것도 볼 수 없듯…….”
왜 행복했는지, 왜 즐거웠는지, 그런데 왜 슬프기까지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당신이라 행복했고, 당신이라 즐거웠고, 당신이라 슬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