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정공주 예려는 돌아가신 오라버니의 바람을 대신 이뤄 주기 위해 난생처음 궁 밖 세상으로 향했다. 여섯 번째 혼약자 후보, 한림학사 이서윤과 함께. “다른 여인들처럼 혼인하여 일평생 종마로 사느니, 차라리 머리를 깎고 불가에 귀의할까 합니다. 한림학사께서는 어찌 여기시나요?” “불신자를 받아들여야 하는 사찰의 입장도 부디 헤아려 주시지요.” 여인이 사내에게 귀속된 시대, 그 누구보다 존귀한 여인이나 짓눌린 꽃일 수밖에 없었다. 짓궂은 공주와 까칠한 한림학사의 곡절 많은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