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雪)…… 천지(天地)가 온통 만년빙설(萬年氷雪)로 뒤덮여서 찬란한 백광(白光)을 반사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직 한 군데만이 마치 방금 흘린 선혈(鮮血)처럼 붉은 곳이 있었다. 혈지(血池)였다. 마치 아수라지옥(阿修羅地獄)의 혈천(血泉)처럼 섬뜩한 핏빛 혈수(血水)로 이루어진 마지(魔池)였다. 더구나 혈지(血池)의 주위에는 은은한 혈무(血霧)까지 피어올라서 더욱 으스스해 보였다. 바로 이때 한 마리의 거대한 응조(鷹鳥)가 그곳의 상공을 스쳐 갔다. 끼아`─`악! 응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