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올가미였다. 빠져나갈 틈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에게 남은 일은 망나니의 칼에 목이 떨어져 나가는 일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일에 연루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갔다. 금릉 제일의 미녀로 소문나 있던 자신의 아내도 의문의 실종을 당했다. 하나 어찌된 영문인지 자신의 목숨만은 건질 수 있었다. 그 영문을 알 겨를도 없이 밤길을 택해 당시 다섯 살 난 아들을 껴안고 도주하고 또 도주해온 곳이 바로 이 기련산이었다. 검의 이름은 뇌정검이었다. 황제께서 직접 하사하신 것으로 아들과 더불어 죽음을 무릅쓰고 안고 나온 한 가지의 물건이었다. 어쩌면 황제께서도 그의 결백을 아셨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