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 계신 악마님, 제 목소리가 들리신다면 저의 간절한 소원을 한 번만 들어주소서. 원하신다면 제 모든 것을 내어드리겠습니다. 제게 남은 시간, 피와 살, 영혼까지도 모두 내어드릴 테니 제발 저의 눈앞에 나타나 주시어 저의 소원을 들어주소서. 지옥에 계신 악마님, 저를 과거로 한 번만 보내주소서. 단 10분만이라도 좋으니, 제발 저를 가엾게 여기시어 어머니가 목숨을 끊으신 그 날 밤으로 한 번만 보내주소서.
5년 전 어머니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주인공 하윤은 상실감과 죄책감에 사로잡혀 삶을 힘겹게 이어간다. 벚꽃이 흩날리는 봄날, 어머니의 봉안당을 찾아가 그녀를 떠올리며 괴로워하던 하윤은 집으로 돌아와 술에 의지하며 고통을 달랜다. 절망 속에서 악마에게 간절히 기도하며 과거로 돌아가 어머니를 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 하윤의 방에, 새벽중 알 수 없는 푸른 빛이 서서히 드리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