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한설연이 나한테서 도망가려고 했어?”
보잘것없는 그녀의 남편 가연 그룹 전무, 사이한.
제 구세주라고 믿었던 그는, 결혼 후 저를 여유롭게 옭아매기 시작했다.
사랑만으로 그를 버텨 내던 설연은 모두 바닥나 버렸다.
“우리, 이혼해요.”
“왜, 이혼하고 싶은데.”
이한은 설연의 진심을 한껏 비웃었다.
그리고 설연은 간과했다.
우아한 그의 가면 뒤에 숨겨진 무자비하고 비틀린 욕정을.
“난 그런 모습을 더 좋아해서. 말로는 끔찍하다고 하면서, 밑에선 좋다고 어쩔 줄 모르는 모습.”
“그러니, 한번 도망가 봐. 나 없이는 먹지도, 씻지도 아무것도 못 하게 할 테니까.”
그럼에도 설연은 도망쳐야 했다.
그는 아이를 원하지 않으니까.
*
그가 우악스럽게 그녀의 턱을 잡고 눈을 맞추었다. 몸이 달달 떨렸다.
그녀에게 다정하게 대해 주던 그가 한순간에 그전보다 더 흉포해졌다.
그가 다시 그녀의 눈을 맞추며 나긋하게 물었다.
“……한설연.”
그런 그의 목소리에 흥분이 자욱했다.
“그렇게 아이가 갖고 싶어?”
삐걱대는 음성에 비소가 섞여 들었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왈칵 고여 들었다.
저를 짓궂게 대하고자 이 상황에 이런 말을 던진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래. 아이 갖자. 종일 몇 번이고 하다 보면 언젠간 생기지 않겠어?”
그런 그의 눈에는 비정상적인 욕정이 감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