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 키워드 : 서양풍, 신분차이, 소유욕/독점욕/질투, 계약결혼, 오해, 능력남, 직진남, 능글남, 유혹남, 능력녀, 상처녀, 냉정녀, 회귀/타임슬립, 복수, 이야기중심, 왕족/귀족, 까칠남, 오만남, 로맨틱코미디, 걸크러시, 무심녀, 사연녀, 사연남, 동정남
‘검의 여신’이라 칭송받을 정도로 대단한 검술 실력을 갖췄지만,
그녀의 위치는 고작 황족의 ‘개’였다.
황족의 충견, 황후의 사냥개, 황태자의 정부.
벨로나를 따르는 수식어들은 처참했다.
그럼에도 황족이 내린 마지막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벨로나는 결국 쫓겨난 비운의 황태자 카일루스를 죽였다.
하지만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황족의 배신과 죽음뿐이었다.
5년 전으로 회귀한 벨로나는 제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린 황족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그런데 제 손으로 죽인 남자가 눈앞에 나타났다.
완전히 망가지기 전 모습으로.
“전하의 충견이 되겠습니다. 거절하신다면 황태자 전하의 손을 잡을 것입니다.”
“내가 경을 잘못 본 모양이군. 정말로 개새끼가 주인을 선택할 수 있다는 오만함을 가지고 있는 줄은 몰랐는데.”
계획이 완전히 틀어졌다.
▶잠깐 맛보기
곧,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감한 탓일까.
당당하게 서 있는 카일루스의 맨몸을 보는 순간 벨로나의 손끝이 바르르 떨렸다.
자칫 흉물스럽게 보일 수도 있는 모습이 우습게도 관능적으로 다가왔다. 근육으로만 점철된 전신이 근사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잠시 후, 저 품에 안길 거라 생각하니 이유 모를 설렘과 두려움이 동시에 엄습했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던 카일루스는 마지막으로 그녀의 바지가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낚아채듯 그녀를 끌고서 욕실로 들어갔다.
예상치 못한 상황을 이해할 새도 없이 천장에서 물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순식간에 젖은 두 몸이 서서히 맞닿았다. 맨살이 닿는 순간, 벨로나는 온몸에 솜털이 곤두서는 기분을 느꼈다.
잘록한 허리를 휘감자, 가녀린 여체가 흠칫 떨렸다. 얼굴은 금세 빨개지고 시선조차 맞추지 못했다.
처음 보는 그녀의 반응에 끈질기게 들러붙어 괴롭히던 자괴감이 순식간에 휘발됐다.
마지막 양심마저 사라진 자리엔 비열한 배려심이 자리했다.
“명령은 여기까지. 지금부터 난 내 의지대로 할 거다. 그러니 너 역시 네 의지로 행동해. 날 물어뜯든, 욕을 하든 상관없어. 그래도 난 멈추지 않을 거니까. 내 마음은 이미 정해졌거든.”
물줄기를 가르고 그의 입술이 다가왔다.
맞닿기 직전, 속삭이듯 흘러들어온 말이 흔들리는 그녀의 의지를 붙잡았다.
“못하겠으면 그냥 나를 가져, 벨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