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상인의 딸, 열아홉 살의 금복이는 연모하는 ‘잘생긴’ 사내와 혼인하여 백년해로하는 것이 꿈인 아가씨.
그런 그녀에게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불호령이 떨어진다.
“식춘이랑 혼인하거라.”
식춘이라 하면 여름에도 목욕을 하지 않는다는 고을 최고의 추남.
그러나 집안에 돈은 많아서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많은 혼처!
“싫어요. 제가 연모하는 사람과 혼인하고 싶어요!”
“올해 안으로 네 신랑감을 찾아온다면 식춘이와의 혼인은 막아 주마.”
해를 넘기기 전? 그럼 반년 남았다!
반년 안에 얼굴도 잘생기고 성격도 좋은, 딱 자신에게 맞는 신랑감을 찾아야 하는데 마침 요즘 신경 쓰이는 남자가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운명?
금복이의 이상형을 화폭으로 담아 놓은 듯한 아름다운 사내.
큰 키,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얼굴, 교양과 기품이 넘쳐흐르는 이 완벽한 남자.
김현.
그런데 어딘가 좀 수상하다.
“나 같은 늙은이에게 나이를 물을 땐 춘추가 어떻게 되시느냐, 묻는 것이다.”
“다 큰 처자가 어찌 망측하게 비치는 옷 따위를 입고 다니느냐.”
“그렇게 밤늦게 돌아다니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내 다 너를 손녀처럼 생각해서 하는 소리야.”
이제 막 약관을 넘긴 거 같은데 묘하게 영감 같다?
“어허! 늙은이에게 못 하는 말이 없구나!”
거기다 바늘로 찔러도 꿈쩍 안 할 정도로 강력한 철벽!
수상한 선비를 향한 금복이의 마음은 점점 깊어만 가는데.
‘내 매력으로 저 나리를 반드시 함락시키고 말 거야!’
하지만 금복의 결심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장애가 생겼다.
“김현? 들어는 봤는데……. 김상 영감님의 60년 전 돌아가신 형님 이름이 아니냐. 이미 죽은 사람이다.”
……선비님, 귀신이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