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말로만 듣던 빙의라는 것을 나도 했다. 거울에 비치는 건 육성게임 속 미녀 딸?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하필이면 ‘백수엔딩’을 맞은 망한 딸에 빙의했단다. 여왕도 재상도 마왕도 키워봤는데, 왜 하필 백수딸에 빙의한거냐고!
“세금을 못내면 왕실의 노예로 귀속됩니다.”
상큼한 미모의 집사는 상큼하지 못한 말을 하고, 난데없이 등장한 시스템 창은 나더러 세계를 구하란다.
“1년 후 마왕이 이 세계를 멸망시킵니다. 여덟 개의 던전을 돌며 마왕을 물리칠 힘을 기르세요.”
마왕 못 죽이면? 끔살엔딩.
“아, 추가로 부패한 현 왕실을 멸망시킨 뒤 여왕이 되어 주시고요.”
여왕 못되면? 이번에는 사생아가 101명 딸린 쓰레기 왕세자랑 결혼엔딩이란다.
이 절망적인 상황에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건 집사의 환상적인 미모다. 환한 백금발에 뽀얀 피부가 엘프가 따로 없는데….
“엘프가 아니라, 마족이에요!”
암만 봐도 엘프 혼혈이 분명한데 엘프 소리만 나오면 버럭대는 이 미남도 상태가 좋아 보이진 않는다. 그렇지만….
“아가씨, 이것 좀 드셔 보세요!”
“청소는 마법으로 순식간에 할 수 있어요.”
잘생긴 집사가 최고의 살림꾼이다.
퀸 메이커 하루 이틀 하나? 돈이야 벌면 그만이지!
마왕? 게임 속에선 이겨봤는데 현실이라고 못 이기겠어?
안구 복지 앞에선 안되는 것도 되게 할 수 있다. 게다가...
“아가씨, 저 싸움도 좀 해요.”
이 수상한 (엘프 혼혈이 분명한) 마족 집사도 싸움 꽤나 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