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저를 궐에 데려가 주세요, 저하.”
오래전, 살기 위해 버린 이름, 정초희.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지나온 세월을 거슬러 어머니와 헤어지던 날의 암담한 기억이 떠올랐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단아는 있는 힘껏 입술을 사리물었다.
누군가 저를 사칭해 임금의 후궁이 되었다.
그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단아는 제 생명을 구해준 세자, 륜의 도움으로 상의원에 입성한다.
륜의 비호 아래 뛰어난 침선장으로서 영민한 머리로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은 단아.
그러나 사람 좋아 보이는 륜은 처음부터 허투루 하는 게 없었다.
제 마음조차.
“지금, 그만큼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냐?”
륜이 아예 작심한 듯, 단아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정히 내가 널 놓아주길 바란다면, 다친 내 몸에도 위로를…….”
혼인 후, 자그마치 8년. 세자빈밖에 모르던 세자가 처음으로 누군가를 품었다.
동궁에 나타난 승은상궁 서단아, 아니 진짜 정초희.
그녀가 진짜 정초희라는 걸 알게 된 이들과 왕권을 위협하는 세력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앞에서 륜은 기꺼이 첫 번째 날갯짓이 되어 칼을 빼 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