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당신이 날 구했으니, 날 거두어 주세요. 당신이 날 책임져야 해요.”
“피아노, 칠 줄 아시나요?”
***
전쟁으로 모친을 잃은 아이린은 성인이 되자마자 마치 운명에게 등을 떠밀리듯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향한다.
나르도스 왕국의 가장 북쪽, 아무도 살지 않는 숲으로.
‘아이린, 너에게도 나와 같은 피가 흘러. 그러니 네가 이 곳을 지켜줘야 해. 너는 할 수 있어. 이곳은 네가 허락해야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야.’
하지만 아이린은 오래 전 정령을 잃어 버린 숲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그저 잠깐 생기를 찾게 할 물을 가져다 주고, 그들을 위해 기도할 뿐.
그런 아이린 앞에 갑자기 나타난 마법사, 로이.
그는 숲에 정령의 힘을 돌려주고, 서서히 죽어가는데.
***
로이에게 죽음은 자유이자 안식이었다.
그런 그를 제멋대로 살린 사람, 아이린.
자신의 죽음을 방해한 이 여자에게 엉망으로 굴고 싶다. 비틀린 욕망이 솟아났다.
“당신이 날 구했으니, 날 거두어 주세요. 당신이 날 책임져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