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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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환님의 프롤로그 & 에필로그 1부 밴댕이 대 왈가닥 입니다.
"아직도 노랑 병아리를 키우시더군. 선배."
무슨 말을 하든지 무시하고 화를 내리라 작심하였다. 이겸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서우가 우아하게 커피 잔을 입으로 가져가며 생긋 웃었다. 화사한 웃음에 왜 소름이 좌악 끼치는 것일까? 이겸은 부르르 몸을 떨며 퉁명스럽게 되받아쳤다.
"지금 내 나이가 몇인데 병아리를 키우겠냐? 넌 그 나이에 아직도 햄스터를 키우나보지?"
"요새 난 햄스터 대신에 비단뱀을 키우지. 큭큭큭."
서우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받는다. 한쪽 눈을 찡긋하며 유쾌하게 윙크를 했다. 그러면서 이겸의 염장을 푹푹 질러대는 짓거리라니…
"선배. 순진하고 어벙한 건 여전하구나? 내 말은, 아직도 고등학교 때처럼 커다란 눈에 눈물이나 뚝뚝 흘리는 순진가련 계집애들을 달고 다니며 왕자님 노릇을 하고 다니느냐고 물은 거야. 며칠 전 스카이에서 본 바로는 지금도 그런 병아리를 키우고 있으시더군."
"김서우. 너 지금 내 사랑스런 애인을 비웃고 있는 거냐?"
"아니. 전혀! 지금도 왕자노릇이나 하고 다니는 철딱서니 없는 선배를 비웃고 있는 거지."
아무 말도 없이 헤어져서는 10년 만에 재회를 한 것이라면 말이다. 아무리 서로가 맹렬하게 미워하는 사이였고 둘 사이에 쌓은 것은 유감뿐이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래도 좀 반가워하는 기색은 있어야하는 것이 아닐까? 그때는 철딱서니라곤 하나 없던 어린 시절 아닌가. 자신의 감정을 걸러내는 법을 배우지 못해 좀 거칠게 서로에게 적나라한 독설과 욕을 주고받던 사이였지만 말이다. 지금은 둘 다 성인이다.
* 밴댕이 대 왈가닥의 연재분 무삭제 완전판입니다.
[작품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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