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륜, 변태 등 그 어떤 정의를 내린다 한들, 이제 독견의 정수에 대한 욕망은 멈출 수 없었다. 흡사 달리는 폭주기관차처럼 그는 정수를 여자로 보고 느끼고 반응하고 있었다. 언제부터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이렇게 들끓는 그의 마음을 표현할 수 없어 불편했고, 마음대로 만질 수 없어 불편했고, 그가 원하는 대로 가까이 할 수 없어 불편했고, 선뜻 가질 수 없는 여자라서 불편했다. 그의 이런 감정이 깊어갈 수록 벙어리 냉가슴 앓는 게 무슨 뜻인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건 창피해서 누구한테 하소연할 수가 있나, 이건 굶주린 늑대처럼 괴로워 죽을 지경인데도 혼자서만 앓아야 할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