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별빛보다 맑은 눈빛을 지닌 약관의 젊은이!
그가 바로 무적세가의 가주인 무적대공이란 말인가?
그가 하늘을 응시하며 다시 중얼거렸다.
"아홉 군데에서 일어난 악마의 세력이 하나로 뭉치고 있다. 그들… 구겁천(九劫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후천은 손가락을 대기만 해도 터져 버릴 듯 붉고 탐스러운 아랫입술을 질끈 물었다.
차가운 바람이 그의 몸을 스치고 지나가자 그의 횐 옷자락이 바람에 가볍게 펄럭거렸다.
후르륵…! 옷자락이 펄럭이는 가운데 문득 한 마리 천룡(天龍)이 나타났다.
성(城)을 휘감으며 날아오르는 여의천룡(如意天龍)!
입에서 불을 뿜으며 구중천(九重天)으로 떠오르는 거룡은 바로 하후천의 가슴 위에 살아 있었다.
<맛보기>
* 천 년(年)의 장(章)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아니 하는 것이 있으리라!
한(恨)이여!
그리고 그리움이여!
천 개의 성상(星霜)이 지난다 하더라도 그것은 언제나 살아남아 중원대륙에 군림하리라!
대륙의 눈이라는 서천목산(西天目山)에 버림받은 오지(懊地)가 있다.
단장애(斷腸崖).
억겁(億劫)의 풍뢰(風雷)도 붕괴시키지 못한 뾰족한 첨봉(尖峯). 마치 도검지옥(刀劍地獄)같이 험준하고 당장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이는 예리한 산봉우리다.
하지만 만학천봉에 군림하는 고고한 산정 위에도 하늘은 있다.
번쩍-! 돌연 섬광(閃光)과 더불어 검은 하늘이 갈라지며 귀무(鬼霧)에 가려져 있던 단장애 위가 휘엉청 밝아진다.
콰르르-릉-!
천만균(千萬鈞)의 뇌정(雷霆)이 깎아지른 벼랑을 뒤흔들었다.
쏴아아… 쏴아아……!
꽈르르-릉- 꽈앙-!
뇌정(雷霆)과 섬광(閃光).
그 가운데 귀기 어린 폐허가 마치 천군만마(千軍萬馬)의 떼주검인 양 널브러져 있다.
빗줄기에 씻기고 있는 고성의 폐허.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무너져 있는 이 유형(流刑)의 성터에 뇌정은 지금 불청객이 되어 등(燈)을 밝히는 것이다.
전광(電光)은 새파란 혓바닥으로 드넓은 폐허를 핥아냈고, 그 위로 눈물 같은 비가 화살처럼 내리꽂힌다.
투툭- 툭- 툭-!
쏴아아… 쏴아아……!
원혼( 魂)의 울부짖음 같은 빗소리.
번쩍- 꽈르르-르-릉-!
푸른 전광은 사람의 기척이 없는 폐허를 윤간이라도 하듯 잇따라 내리덮치고, 빗줄기는 성터의 끈끈한 혈흔(血痕)을 핥고 싶은 듯, 무너진 석주(石柱)와 깨어진 초석(礎石) 사이로 들이쳐 내린다.
쏴아아… 쏴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