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일 장 높이의 담장, 무인(武人)이라면 모를까 범인이라면 꽤나 높아 보이는 담장이다. 소년은 힐끗 담장을 바라보더니 담벼락을 박차며 훌쩍 뛰어올라 기와를 움켜쥐었다. 서툴지만 꽤나 익숙한 행동, 소년은 몇 번 바둥거리더니 가뿐하게 담장 위로 올라섰다. 그는 담장 위에 선 채 통쾌하다는 듯 파안대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어떻소? 이만하면 나도 무공을 할 줄 안다고 큰 소리 칠만 하지 않소?」
바로 그 순간, 그는 중심을 잃은 듯 휘청거리더니 담 밑으로 굴러 떨어졌다. 아직 취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일 장 높이의 담장에서 떨어진다면 등뼈가 무사치 못할 것이다. 그의 몸뚱이가 바닥에 닿기 직전.
「조심하셔야죠.」
낭랑한 말소리와 함께 그의 몸이 사뿐히 지면으로 내려지는 것이 아닌가!
소년은 급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몸은 어느 틈에 총관의 품에 안겨 있었다. 총관이 찰나간에 몸을 날려 그를 받아든 것이다.
「하! 기막힌 솜씨요. 대체 어떤 수법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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